세계는 이렇게 바뀐다
🔖 그런데 묘한 점은, 천국에 줄 선 사람들이 딱히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.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. 장난감 가격만큼의 돈으로 할 수 있는 기부와 생산과정에서의 환경 오염을 생각하는 삶이,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삶보다 즐거울 수는 없을 테니까.
🔖 결국 수레바퀴 이전의 세계는 '쓰레기를 침대 아래 숨긴 다음 방을 정리했다고 믿는' 식으로 운영되었고, 이 믿음의 유일한 보증서는 기술 발전과 가속주의에 기댄 낙관론이었다.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더욱 뛰어난 기술이 나타나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리라는 것이다. 그러나 낙관은 미래의 자신을 초월적인 구원자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종교보다도 더 종교 같은 것이며, 1950년대 이래로 기술 발전은 위기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. 양극화가 심화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.
🔖 토마스 네이글은 인간에게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. 하나는 일인칭적, 주관적, 실천가적, 행위자적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네이글이 '영원의 관점'이라고 명명한 삼인칭적, 객관적, 이론가적, 관찰자적 입장이다. 네이글은 두 관점이 서로 구분된다는 사실보다는 인간이라는 하나의 존재가 자기 자신에 대하여 그 두 구분되는 관점을 동시에 취한다는 사실을, 그것이 인간성의 본성을 포착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한다.